“이번 달 매출은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통장에는 돈이 없습니다.”


병원 경영 현장에서 의외로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매출이 올랐으니 수익도 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병원 재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매출과 이익은 다르고, 이익과 현금은 또 다릅니다.


특히 직원이 많고 장비투자가 크며 과세·면세 진료가 함께 존재하는 병원이라면 이 세 가지를 구분하지 않고 경영하는 순간 숫자가 상당히 왜곡돼 보일 수 있습니다.


매출 1억원이 병원에 남는 돈 1억원은 아닙니다.


병원 매출은 경영의 출발점일 뿐입니다.

매출이 발생하면 그 안에서 인건비, 임대료, 재료비, 장비비, 광고비, 카드수수료, 관리비 등 수많은 비용이 빠져나갑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가 적용되는 진료가 있다면 환자가 결제한 금액 전부를 병원의 실질적인 수입처럼 보면 안 됩니다.

현행 부가가치세율은 10%입니다.


예를 들어 부가세 포함 11만원의 과세 진료를 했다면 구조적으로 보면 공급가액 10만원과 부가가치세 1만원이 포함된 거래입니다.

따라서 카드매출이나 POS에서 보이는 숫자만 보고 병원의 실제 매출성과를 판단하면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이라고 모든 진료가 부가세 면세는 아닙니다

이 부분은 특히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비급여 중심 의원에서 중요합니다.


부가가치세법은 일정한 의료보건 용역을 면세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행령에서는 미용 목적의 일부 성형수술과 피부미용 관련 진료를 면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행령에는 대표적으로 쌍꺼풀수술, 코성형, 일부 유방성형, 지방흡입, 주름제거, 안면윤곽, 치아미백·라미네이트 등과 함께 기미·주근깨 등 색소치료, 여드름 치료, 제모, 탈모치료, 모발이식, 문신 및 문신제거, 피부재생, 피부미백, 항노화치료, 모공축소 등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술 이름만 보고 일률적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같은 의료기관에서도 치료 목적과 진료 내용,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에 따라 세무상 판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급여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는 병원이라면 프로그램을 만들 때부터 가격표, 진료코드, 회계처리, 과세 여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과세와 면세를 같이 하는 병원은 비용처리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한 공간에서 과세 진료와 면세 진료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병원이 지출한 모든 비용의 부가세를 무조건 공제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과세사업과 면세사업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비용에서 실제 귀속을 구분하기 어려운 매입세액은 법령에 따라 안분 계산해야 합니다.

현행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은 원칙적으로 총공급가액 중 면세공급가액의 비율 등을 이용해 공통매입세액을 나누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 광고비, 임차료, 공용장비처럼 과세·면세 진료에 함께 사용되는 비용은 생각보다 회계처리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개원 초기 대규모 투자가 예정된 의원이라면 사업자등록 이후에 세무구조를 검토하는 것보다 투자하기 전에 과·면세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병원에서 가장 큰 비용은 대부분 ‘사람’입니다

병원 손익을 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비용 중 하나가 인건비입니다.


급여만 계산해서는 안 됩니다.

원장이 실제 부담하는 인건비에는 급여 외에도 사업주 부담 사회보험료, 퇴직급여, 성과급, 식대, 채용비용, 교육비, 각종 복리후생비 등이 따라옵니다.


여기에 직원이 늘어나면서 추가되는 공간과 관리비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직원 월급이 300만원이다”

라고 계산하는 것과


“이 직원 한 명을 유지하는 데 병원이 실제로 얼마를 지출하고 있는가”

를 계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병원 인건비는 직원 수가 아니라 ‘직원 한 명이 만들어내는 생산성’과 함께 봐야 합니다.

장비를 샀다고 그달 손익에서 모두 비용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의료기관은 다른 서비스업보다 장비투자 규모가 큰 업종입니다.

레이저, 초음파, 내시경, CT, MRI, 진단장비 등 진료과에 따라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이 투자되기도 합니다.

이때 병원이 실제로 지급한 현금과 회계상 비용이 발생하는 시점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장비를 현금으로 구매하면 통장에서 큰 금액이 빠져나갑니다.

하지만 회계상으로는 자산으로 계상한 후 일정 기간에 걸쳐 감가상각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반대로 리스나 금융을 이용하면 당장 큰 현금은 나가지 않더라도 매달 고정적인 상환 부담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손익계산서만 보면 병원이 괜찮아 보여도 실제 현금흐름은 상당히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세금은 ‘남은 돈으로 내는 비용’이 아닙니다

원장 입장에서 가장 위험한 착각 중 하나입니다.

월말에 통장에 남은 돈을 전부 사용할 수 있는 돈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병원 계좌 안에는 앞으로 납부해야 할 세금에 해당하는 금액이 함께 존재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세사업자는 환자로부터 받은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국세청은 일반적으로 개인 일반과세자의 경우 부가가치세를 연 2회 확정신고하고, 법인사업자는 예정신고를 포함해 연 4회 신고하는 구조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고기간이 다가왔을 때 갑자기 수천만원의 세금을 마련하는 식으로 운영하면 현금흐름이 급격하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병원 재무에서는 세금을 ‘나중에 발생하는 비용’으로 보지 않고 매출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별도 자금으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원장이 매달 반드시 확인해야 할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병원 재무를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매출 하나만 보는 습관에서는 벗어나야 합니다.


월별로 최소한 다음 흐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총매출

과세매출과 면세매출

인건비

재료·소모품비

임대·관리비

마케팅비

장비 관련 금융비용

세금 예상액

영업이익

월말 현금잔액


특히 전월과 비교해서 비율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출이 10% 증가했는데 인건비가 20% 늘었다면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광고비가 30% 증가했다면 환자획득 효율을 점검해야 합니다.

객단가는 올라갔지만 재료비와 장비비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 프로그램별 수익성을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병원 경영에서 가장 위험한 숫자는 ‘매출’ 하나뿐인 숫자입니다

매출이 커지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병원의 목표가 단순히 큰 매출을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매출 5억원에 이익 1억원을 남기는 병원과 매출 8억원에 이익 5천만원을 남기는 병원 중 어느 병원이 더 건강한지는 단순 매출만 봐서는 알 수 없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이익이 실제 현금으로 남고 있는가입니다.

병원의 규모가 커질수록 원장은 진료만큼이나 재무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


매출,

이익,

현금흐름,

세금.


이 4가지 숫자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를 이해하기 시작하면 병원 경영에서 보이지 않던 문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병원 재무는 세무사에게 자료를 넘기는 업무가 아닙니다.

병원이 어디에서 돈을 벌고 있고, 어디에서 돈을 잃고 있으며, 앞으로 얼마를 투자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경영의 언어입니다.


MEDI KOREA

Medical Business Directing Group


[참고자료]

국가법령정보센터 부가가치세법 제30조 세율 10%

국가법령정보센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35조 면세하는 의료보건 용역의 범위

국가법령정보센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 공통매입세액 안분 계산

국세청 부가가치세 개요 및 신고납부 안내